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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1/3 인생을 사는가?

철시공간을초월
2019-12-21
조회수 581


연말이다.


언젠가 부터 망년회라 하여 주변과 술한잔 기울이지 못하면 사회생활의 낙오자가 된듯하고,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님에도 그날 저녁에 처자식에게 선물하나 사가지 못하면 인생 패배자 실패한 애비가 되는 계절이다.


그 연말의 월급은 191만원인 


나는 철시공이란 메이저 공기업 의 좋게 얘기해 정규직이지만 실무직, 간단히 얘기해 무기계약직 이다.

그리고 나는 면접비에서 부터 1/3 로 시작하여  급여도, 수당항목도, 성과상여도  1/3인 인간이다.


되돌아보면, 내가 열심히 살아오지 않은 것도 아니고, 대다수의  내 나이 또래처럼 대학을 안나온것도 아니고,

사회 경험이 없지도 않았다. 

학창시절 선배들따라 머리띠도 제법 둘렀었고, 나름의 정치적,사회적 신념도 가지고 있으며,

주변 축하 받으며 메이저 외국계회사도 다녔었고,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해외 주재원 생활도 했었다.

내 이름으로 된 사업체도 운영을 해봤었고, 하차감이 좋다던 외제차도 타봤더랬다.


그런데 나는 지금 1/3인 인간이 되어있다.


생각해본다.


내가 사업에 실패했던 것 때문에 1/3 이 날아갔을까? 

경기따라 휘청이던 회사사정에 불안해서 정년따라 이직한 대가로 1/3이 날아갔을까?


...

...


임단협이 체결되었단다.


정부지침이니, 총액제니 정량제니 (무기계약직에서 말도 어려운 정규직인데 실무직이라고 하듯 

이해할수 없는 말들로)  줘야될 밥값에서 매달 덜주던(왜 인지 모르지만 안주던) 3만원을 소급해준단다.

감사하게도 명절 상여금 40만원씩도 이제야 챙겨준단다.


여기저기서 수고했다고 고맙단다.


모르겠다 나는.


받아야할거, 줘야할거 안주던거 받아낸게 그렇게 고마워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고,

칭찬해줘야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떼인돈 받아준다는 프랭카드의 업체들은 절반가량을 떼간다던데 

그래도 절반 가까이 돈을 떼가지는 않았기에 고맙긴하다. 


...

...


내년엔 임금이 1.8% 오른단다. 

최저시급은 240원 오른단다.

내 월급은 이제 200만원이 된단다.

1년에 두번 40만원씩 명절에 나온단다.


지난 추석때처럼 내 돈 주고 편의점에서 만원짜리 동원선물세트 안 사들고 가도 될 모양이다.


언젠가는 1/2의 인간이 될수 있을까 싶은 고민과, 

죽기전엔 온전한 1의 인간이 될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 요즘이다.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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