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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恥生

동성금속단조반
2020-01-21
조회수 1771


사실 나 또한 처음에는  삶에 찌들어 도망치듯 정년보장이란 말을 좇아 여기에 온 여느 가난한 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흘러가는대로 무난하게 직장생활 하려는 자’라는 평을 들으며 월급이나 올려줘를 속으로 부르짖던 이들 중 하나였다.

바른 소리 하는 젊은 신입들을 ‘겁없고 멋모르는 공노비놈들’이라 칭하였고 

불합리한 회사의 처우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는 자들을 보며 

속으로 나는 안분지족 하리라 생각했다.


이런 장삼이사를 ‘전향’시킨 것은 無恥生들 때문이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

 

"백두산 아래에서 나라를 잃고 미쳐버린 노예이며, 그러고도 살아있으니 부끄러움도 모르는 인간"

분명, 같은 한자이어도 백암 박은식의 호 인 "태백광노, 무치생"과는 다른 의미이다.


...

...


왼쪽 팔뚝에 옷핀으로 꽂아 둔 노오란 완장에 대한 아픈 기억과 선망이 있었는지, 

한낱 싸구려 권력을 휘두르다보면 종국에는 그 완장의 한계를 언젠가는 스스로 깨닫고 떠나가기 마련이겠지만...


지금.

그 작은 권력에 대한 욕심과 추구를 넘어 사유화 하려는 어리석음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마타도어를 일삼고 있는 자 나, 수수방관 하는 자 들이나, 

암묵적으로 지지해주는 더 큰 완장놈들을 보며 떠오른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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